차라리 그렇게 생각하자.
끝이 아니라 고비일 뿐이라고...
잠시 나무 그늘 아래서 신발 끈을 고쳐 메고,
하늘 한 번 쳐다 보고,
깊은 숨 한 번 쉬고,
그렇게 고비를 넘기 위한 준비를 충분히 한 다음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늦은 가을...
쓸쓸함과 외로움이 가득한 계절에 찾아 온 선물같은 이와의 사랑.
자신의 인생에서 추운 겨울만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애나는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감옥에서 세상으로의 휴가를 나오게 된다.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애나에게 스치듯 다가온 훈.
훈은 따뜻한 봄바람이 되어 살며시 그녀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런 훈과 함께 하는 시간이 조금은 어색하고 서툴은 애나에게
훈은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거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애나의 멈취진 시간을 흘러가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준 훈은
사랑이 시작되려는 순간 안개와 함께 사라진다.
마치 그녀의 삶에 드리워진 안개를 거두어 준 것처럼 말이다.
눅눅한 안개가 자욱한 시애틀의 풍경과 쇠잔한 탕웨이의 표정,
느리지만 섬세하게 인간의 쓸쓸함을 그려낸 감독의 시각이
가슴을 저려오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훈과 애나의 관계가 사랑이냐 사랑이 아니냐에 포커스를 맞췄다기 보다는
팍팍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된 외로움을 억누르지 말고,
자신들의 상처를 들어내어 서로 보다듬어 주고 치유하며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가 왜 15세 관람가인지 의문스럽다.
<시크릿 가든>에서의 까도남 현빈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100%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외로움과 마주할 수 있는 준비가 된
혹은 마음의 실체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영화가 될 듯하다.


현실에서 꿈을 이야기하고, 꿈이 현실이 되는 이 영화...
신선하다.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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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접근하여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대단한 상상을 영화로 옮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발상과 탄탄한 시나리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결말을 관객으로 하여금 해석하게 하는 고전적인 열린 구조를 통해,
'코브'가 진정 현실로 돌아온 것인지 또 다른 꿈으로 인셉션된 것인지
여러 가지 결말을 유추하게끔 몰아부치는 감독의 의도적인 장치가
마지막까지 긴장하게 만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리온 꼬띨라르, 킬리언 머피, 와타나베 켄, 조셉 고든-레빗 같은
성격파 배우들의 대거 등장하지만, 개개인의 캐릭터가 너무 심심하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이 영화의 중요한 단서로 등장하는 맬(마리온 꼬띨라르)는
다소 평면적이고 심플하게 표현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덧붙여, '킬리언 머피' 이 멋진 배우를 꼭 기억해 두길 바란다. ^^